[연재] 노자, 물처럼 살아가기

노자와 장자는 한국을 비롯한 중국 주변 국가들의 삶과 철학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친 중국의 고대 사상가이다.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그들의 지혜를 알리기 위해 연재를 시작했다. (연재는 드문드문 진행할 예정)


물처럼 사는 것이 가장 좋다
(물처럼 사는 것이 가장 좋은 삶의 방식이다)

<도덕경> 8장

노자가 말했던 가장 좋은 삶의 방식이다. 물처럼 산다? 처음 들으면 확 와닿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물의 특성을 생각해 본다면 이 말이 갖는 의미를 알 수 있다. 일단 물은 아무 곳에나 스며들 수 있다. 방수 처리를 하거나 바가지처럼 원천적으로 물을 가둘 수 있다면 모를까, 물은 자그마한 틈만 생겨도 그 속으로 스며든다. 여기에서 그 속으로 스며드는 것이 중요한 점은 아니다. 스며들 수 있는 것은 물이 액체이기 때문이다.

액체인 물은 담는 그릇에 따라 그 형태를 달리한다. 둥근 그릇이면 둥글게 네모난 그릇이면 네모나게 세모 그릇이면 세모나게 자신의 모습을 바꾼다. 자유자재 그 차제이다. 이를 좀더 철학적으로 해석하면 물은 자신을 고집하지 않는다. ‘나 이런 사람이야!’ 하고 내세우지 않기 때문에 어느 곳에나 스며들 수 있다. ‘나 이런 사람이야!’ 라고 말하는 사람은 이미 꼰대이다. 그 꼰대가 사람들 사이에 섞이는 걸 본 적이 있던가. 그저 자기만이 최고이고 최선인 줄 안다.

꼰대의 반대는 자기를 고집하지 않는 사람이다. 자기를 고집하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이 유연한 사람을 일컫는다. 생각이 유연한 사람은 편견을 갖지 않는다. 그리고 자기 생각에 확신을 갖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 강요하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남들도 자기처럼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대다수의 독재자들을 떠올려 보면 이런 성향을 갖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독재자는 꼰대와 비슷하고, 반대로 꼰대 역시 독재자와 다르지 않다.

물은 유연함도 있지만 강인함도 갖추고 있는 물질이다. “떨어지는 물이 바위를 뚫는다”는 격언이 있다. 지붕 처마 또는 어느 바위 틈에서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은 그 어떤 것도 부수지 못한다. 그런데, 그 작은 방울 방울이 수십 년 또는 수백 년에 걸쳐 떨어진다면 어떨까. 그 단단한 바위에 구멍이 나고 어느 순간 바위가 둘로 갈라지기도 한다. 실제로 바위를 깨기 위해 강한 수압을 이용하는 것을 보면 물이 가진 강함이 어떤지를 알 수 있다.

한편으로, 물은 모든 생명체를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물이 없는 곳엔 생명이 존재할 수 없다. 인간의 몸 역시 70%가 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철학적으로 보자면 이렇게 모든 생명을 살리지만 그것을 자랑하거나 자신의 공으로 돌리지 않는다. 겸손한데다 희생 정신까지 있다. 나아가 군림하지 않는다. 인간의 욕망 중 하나가 지배욕이다. 물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되는 어미 같은 존재이지만 자신이 키워 살린 생명체들을 자기의 소유물처럼 여기지 않는다.

물처럼 산다는 건 이처럼 자기 편견을 버리고, 자기를 주장하지 않으며(나 이런 사람이야! 또는 난 이래 태어났는데 어쩌라고!), 남에게 무언가를 강요하지 않고, 오히려 남들을 돕고 자기를 희생하는 것을 가리킨다. 물처럼 산다는 건 그래서 어렵다. 어느 시대에나 누군가 기대고 누군가 균형을 잡아주고 누군가 떠받쳐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 정치적 놀음으로 자신을 앞세우거나 자신이 무언가 되고자 하지 않는, 그런 사람 말이다. 그런 사람이 진짜 어른이다.



노자와 장자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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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는 물처럼 살아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보았다. 물은 부드럽지만 강하다. 그런 물의 특징을 닮으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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