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에, 민주주의에 의한,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 혁명

지금은 ‘위대한’ 변혁의 시간

지금은 혁명의 시간. 그렇다. 단언컨대,

탄핵을 이끌어낸 대한민국의 모든 시민은 지금 위대한 변혁의 시간에 서 있다. 이는 민주주의에, 민주주의에 의한,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 혁명이다. 무엇보다 정당하고 평화적인 혁명이다.

다들 분노와 허탈감에 거리로, 광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 이번 계엄은 명분이 없을 뿐 아니라 헌법에 보장된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가하고 일상 생활의 마비를 가져온, 다시 말해, 헌법에 보장된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사건이었다.

그것도, 이를 보장하는 헌법 수호의 의무를 지켜야 하는 대통령에 의해 시작된 -선거를 통해 뽑힌- 사건이라는 점에서 참담한 일이다. 그렇지만 두 시간만에 계엄을 해제하고, 결국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이끌어냈다. 이는 모두 깨어있는 시민들의 힘이자, 한국 민주주의의 승리이다.

어쩌면 취약한 한국의 민주주의, 하지만

명분 없는 계엄이 일어난 것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갖는 취약점이 드러난 매우 불운한 -불운하단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으나, 여러 점에서 참 불운하다- 사건이고, 그간 안정된 민주주의 속에 살아온 한국 시민들이 대체 무엇을 쫒고 있었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지금까지 많은 한국 시민은 정의라는 이름 아래 서로 경쟁하고 싸우고 자신의 욕망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행동했다. 얼마 남지 않은 파이를 두고 서로 더 많이 갖겠다며 자신의 것을 지키고 상대의 것을 빼앗기 위해 모든 걸 걸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있는 것마저 빼앗길 테니.

그러나, 이번 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무언가 잘못 되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제 시위의 방향은 위정자들이 만든 ‘정의’를 다시 정의하고 다시 정립하기 위한 행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이 땅의 헌법 하나에 의지해 모든 시민이 정의를 외치고 있다.

시위와 집회도 K

이번의 시위는 응원봉과 노래, 여성과 평화, 세대와 나눔이라는 크게 세 가지 키워드로 볼 수 있다.

과거 민주화는 독재 정권의 국가 폭력에 맞서기 위한 폭력이 일반적이었다. 계엄은 ‘군대를 동원한 정치’라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폭력적이고 위압적이다. 민주주의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다행스럽게도 국회에서의 계엄 해제로 혼란스러운 안정을 되찾았다. 그리고 그에 맞선 현재의 시위와 집회가 평화적이어서 매우 다행스럽다. 이는 그동안 쌓아온 높은 시민 의식의 결과이다. 비록 정치인은 퇴보하였어도 시민들은 진보하였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시위와 집회의 주체가 여성이어서 그 방식 또한 새롭다. 응원봉이 등장하고, 노래도 과거의 민중 가요에서 K-팝으로 바뀌었다. 모두가 동참할 수 있는 마당이 마련되고 있다. 다만 대다수가 여성이라 안전에 대한 우려도 크다.

여기에 과거 독재에 맞섰던 세대가 직접 시위 집회 현장에 참여하거나 젊은 세대를 지원하고 있다.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필요한 물품을 전달하거나 선결제를 통해 다수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음를 전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어느 시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경.

대한민국의 현재(2024년 12월)는 세계사적 사건

현재의 시간을 역사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늘 뒤의 일이다. 그래서 지금 행동하는 모든 이들은 자신이 어떤 역사의 현장에 서 있는지 잘 알지 못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탄핵을 이끌어낸 대한민국의 모든 시민은 지금 위대한 변혁의 시간에 서 있다.

2024년 12월에 일어나고 있는 대한민국 광장의 정치는, 무혈 혁명이자, 민주주의라는 체제가 확고하게 확립된 국가에서 이루어지는 변혁이라는 점에서 세계사적 의미를 가진다. 지금 한국에서 지난 수 천 년 동안 불가능했던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모두가 그 주인공이다.

그리하여 이 역사의 현장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은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실제 집회에 참여했던 사람도, 그렇지 못해 이들을 지지해주는 사람도, 또 그렇지 못해도 같은 마음으로, 생각으로, 이 시간을 함께 해주는 모든 이들도 마찬가지이다.

다시 민주주의다

그래서 다시, 민주주의이다. 민주주의가 지닌 가치를 되새기고 발전시켜야 한다. 어떻게 기록될지는 훗날 역사가들의 평가에 맡기고, -그 평가를 떠나 지금은 ‘위대한’ 변혁의 시간이지만- 오직 대한민국의 헌법을 따르고 지키고자 한다면 이 혁명은 거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다만, 이 변혁은 현재 진행형이고,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이 혁명의 기운이 사회 곳곳에 스며들기 위해서는 몇 년이 더 필요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시간을 버텨내는 힘이다. 이 나라의 운명을 이 나라의 시민의 손으로 바로잡겠다는 그 마음이, 그 기준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오직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니온다는 헌법에 의거해, 그리고 평화롭지만 활기차고, 폭력이 없지만 매우 거센, 그런 힘을 모으고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민주주의의 혁명이고, 그래야 민주주의에 의한 혁명이며, 그래야 민주주의를 위한 혁명이 가능하다.

차분하게, 다시, 나아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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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에, 민주주의에 의한,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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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에, 민주주의에 의한,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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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을 이끌어낸 대한민국의 모든 시민은 지금 위대한 혁명의 시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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