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을 소개하는 글이다. 이제는 유물(?)이 되어가고 있는 철학 이야기다. 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유물이 되어간다는 말에 공감할 수 있을 테고 -아니면 공감보다는 의아함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철학’ 자체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겐 유물이라는 표현 자체도 별 감흥이 없을 수 있다. 철학이란 학문 자체가 무언가를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오늘날, 철학에 대해 무언가를 쓴다는 것도 모순처럼 다가오기 때문이다.
개인의 인생이든 사람이 모인 사회이든 문제는 늘 발생한다. 관건은 이를 해결하고 대처해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 중요한 것이 일어난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데 있다. 문제를 파악하고, 문제를 이해하는 관점, 나아가 이것을 문제로 규정할지, 만일 문제라면 이것의 중요도를 결정하는 일이 뒤따를 것이다. 요즘 떠오르는 ‘문제 해결력’. 이럴 때 ‘철학’과 ‘철학적 생각’이 필요하다.
1인 미디어와 SNS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사람들은 생각하기보다는 미디어를 통해 보고 듣는 것들을 ‘믿는’ 경향이 커졌다. 어디선가 보고 들은 정보를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것은 ‘생각’이 아니다. 그저 ‘이랬다’, ‘저랬다’는 이야기일 뿐. 수다를 떠는 것이 쓰잘떼기 없는 짓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 수다만큼 나와 세상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무얼 볼지, 무얼 먹을지, 누굴 만날지, 누굴 싫어할지 생각하기보다, 나는 누구인지, 왜 여기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나는 왜 이런 세상에 살고 있는지, 내가 믿는 것이 참인지, 나의 말과 행동이 다른 이에게 불편을 주진 않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왜 문제이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아야, 개선의 의지가 생기고 바꾸어야 할 당위도 마련된다.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상식이 무엇인지, 공정이 무엇인지, 정의가 무엇인지, 배려가 무엇인지. 내가 알고 있는 상식과 공정과 정의와 배려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정말 맞는지. 더 나은 생각과 더 좋은 생각은 생각할 줄 알고 그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데에서 시작된다.
나눈다고 해서 갈등을 겪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내 생각은 이런데, 상대의 생각을 묻는 일이기도 하고, 상대의 생각이 이러니 한번쯤 그 생각에 대해 돌아보자는 의도이다. 그래야 서로의 생각을 알 수 있으니. 그래야만 이 시대와 나 자신에 대해 돌아볼 수 있다. 서로의 생각을 알 필요 없다는 것은 독선이고, 나의 생각만이 옳다는 것은 독단이다.
먹고 사는 것이 중요한 세상이니 먹고 사는 것에만 신경을 쓰다 보면 생각을 게을리 하게 되고 더 이상 생각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먹고 사는 문제 역시 생각을 통해서 더 나아지고 좋아질 수 있다. 생각한다고 당장 내 삶이나 세상이 나아지거나 좋아지진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생각하기에 왜 문제이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문명의 발전은 몇몇 생각하는 사람들과 행동가들에 의해 가능했다고 본다. 그렇다고 일반 사람들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말은 아니다. 억눌리고 잠재돼 있던 일반 사람들의 마음과 재능이 몇몇 선지자들이 밝혀준 빛과 함께 타오르고 폭발하며, 다시 벽에 부딪히고 장애에 넘어지면서,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권과 기회가 주어졌고, 그것을 발전시키면서 이 세상이 더 많은 사람들의 것이 되어 왔다고 여긴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명은 수많은 인류의 도전과 투쟁의 역사이다. 철학 이야기를 하며 역사와 세계사를 꺼낸 이유는 생각 그 자체와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는 열정과 노력의 중요성을 떠올려보기 위해서이다. 모든 사람들이 생각 없이 산다는 의미가 아니다. 계속 강조하지만 이 세상을 좀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생각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너무 말이 많았지만, 그 의도로 이 브런치를 썼다. 내 말이 정답은 아니고, 그저 한 말 덧붙이는 것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이렇게 한 말이라도 더 던지는 이유는 내가 사는 이곳이 더 좋아지고 내 삶이 더 나아지기 위해서이다. 어느 하나가 더 잘 살고 못 살 수도 있다. 다만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의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기 위해 다시, 생각해 보자.
아래는 브런치북 <철학은 뭐라든?>을 소개글과 브런치북 표지이다. 클릭하면 브런치로 볼 수 있다.
아래는 브런치북에 담은 그림과 사진을 소개하는 글이다. 나름 그리고 찍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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