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도이자 도전, 나의 그림 전시 이야기

예행 연습으로 했던 나의 그림 전시 이야기이다. 예행 연습이라 했던 이유는 앞으로 진지하게 그림(및 사진)으로 개인전을 열어볼 생각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도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소개하는 나의 전시는 화실에서 진행한 전시에 참여한 것으로, 그림으로 나의 생각을 진지하게 표현한 첫 번째 시도였다. 물론 난 그림이나 사진을 전공한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21세기에 전공이 무슨 소용이고 무슨 의미인가.

나의 그림과 그림 옆에 선 나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그림에 대한 작가노트로 이 글을 대신하려 한다.

살다보면 한번쯤 세상에 덩그러니 혼자 놓여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렇지만 인간을 포함한 세상 만물은 홀로 태어나거나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다 해도, 인간과 만물은 서로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을 하며 삶을 살아가고 이 세상을 만들어나간다. ‘인연’이라고도 부르는 이러한 ‘존재-관계-상호작용’에서 여러 요소가 합쳐지는 ‘중첩’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중첩을 시각화 하기 위해 나무와 그 그림자를 재해석하고 사람의 윤곽(실루엣)을 본따, 몇 가지 주제로 표현했다. 특히 ‘중첩’이라는 주제에 어울리도록 여러 층의 이미지(레이어)들을 겹겹이 쌓아올렸다. 마치 한 사람의 삶에도 수없는 사연들이 있듯이, 한 사물이 존재하기까지 억겁의 시간을 거치듯, 그런 의미들을 그림에 담고자 노력했다. 

무엇보다 작품의 바탕이 되는 것은 그림자이다. 그림자는 사물을 비출 때 생겨나는데, 때론 그림자의 대상 위에 그 그림자가 드리우거나, 대상의 그림자 위에 그 대상이 놓이기도 한다. 겹치고 겹치는 이미지들, 그것이 하나의 중첩을 이루어 또다른 이미지들을 만들어낸다. 

한편, 같은 사물이라 하더라도 그 그림자는 빛에 따라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인간이나 한 사물이 고정된 모습을 갖고 있지 않은 것처럼, 관계와 상호작용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그림자는 그런 변화의 모습을 드러내는 소재이자 매개체이다. 

마지막으로 그림의 재료로 목탄과 콩테를 고른 이유는 작품의 중심이 되는 ’그림자‘가 바로 무채색이라는 데 있다. 무채색은 색깔 대신 그 대상이 갖는 형태와 구조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 그리고 그 농도의 짙음과 옅음으로 대상의 변화를 표현한다. 흑백사진을 떠올리면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올 것이다. 목탄과 콩테는 바로 그 무채색의 농담을 담기에 최적화된 재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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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행 연습으로 했던 나의 그림 전시 이야기이다. 예행 연습이라 했던 이유는 앞으로 진지하게 그림(및 사진)으로 개인전을 열어볼 생각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도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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