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마쉴랭) 히시커피 ☆☆☆☆☆☆ (최고고점)

커피마쉴랭: 원두 대신 이야기를 볶는 미슐랭 가이드 패러디 커피 이야기이다. 할일 없는 사람마냥 동네 커피집을 탐방하며 짙은 커피향을 글로 남긴다. 내 입맛대로 쓰기에 커피맛은 각자 알아서.

1 이야기 하나

공사할 때부터 보았던 커피집인데(눈여겨보았다기보다는 한 번 가 봐야지 정도의) 어느새 단골이 되었다. 단골이 된 데에는 사연이 있다. 매니저of매니저 분이 자주 오라며 할인을 해주셨다. 극구 사양했으나 더이상 사양할 수 없어 우선은 할인을 받기로 했다.

사실, 그래서 덜 갔다. 깎아준다고 덥석 받는 것도 편한 일은 아니고, 친밀함의 정도가 과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살다보면, 나 역시 누군가에게 엄청난 친밀함으로 부담을 안겨주기도 하고, 때론 호의가 좀 지나친 느낌이어도 받아가며 살아야 할 때도 있다.

‘나아지겠지’ 정도의 마음으로 나의 강렬한 자아를 잠시 잠들게 했다. ‘잠자는 숲속의 나’는 그래도 간헐적이지만 지속적으로 카페엘 갔다. 다른 사람 마음까지 헤아리고 살아야 하나 싶을 수도 있으나, 그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작은 여유를 남기기도 하니까.

단골이 된 이유는 무엇보다 커피맛이 괜찮아서다. 아이스라떼를 즐겨 마시는데, 이집 아이스라떼가 맛나다. 아이스라떼엔 두 종류가 있다. 고소하거나 묵직한 느낌의 아이스라떼와 신맛이 첨가된 가벼운 느낌의 아이스라떼. 히시카페는 이 둘이 적절히 조화된 느낌이다.

그렇다고 늘 조화된 느낌의 아이스라떼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는 고소-묵직보다 신-가벼움을 더 좋아한다. 물론 신-가벼움이 맛있기는 어렵다. 원두가 괜찮아야 하니까. 그런데 원두가 괜찮으면 이익이 나기 어렵다. 다들 먹고살려 하는 커피 장사인데, 그렇지 않은가.

가볍게 한 장

사실 이보다 더 맛난 건 에스프레소이다. 스트라빠짜또와 카페 제제가 그 주인공이다. 스트라빠짜또의 원어민 발음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커피집에 가서 주문할 때마다 가끔 내 혓바닥에서 또르르 굴러나가는 이 이름의 발음이 순간 지나치게 낯설 때가 있다.

에스프레소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 기본적으로 쓰다. 그 쓴 맛을 중화시키는 건 한 봉다리의 설탕이다. 하지만 단맛이 있어 맛나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 쓴 맛을 잡는 건 단 맛이 아니라 커피 자체가 갖는 바디감(무게감?)이다. 살짝 무겁게 누르는 힘이 쓴맛을 제어한다.

물론 스트라빠짜또와 다른 카페 제제를 선택할 수도 있다. 카페 제제는 에스프레소 위에 크림 한 숟갈을 얹어준다. 약간의 달콤함과 함께 사진 찍기에 딱 좋은 기분전환용 커피이다. 빨간 에스프레소 잔에 담아주는데, 이 셋이 모이면 색감의 조화가 기가 막히다.

에스프레소바가 점점 늘어나는 시국에, 그냥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파는 건 드문 일이다. 더욱이 그 맛도 괜찮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확 오르는 신맛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바디감이 지나쳐 사약을 들이키는 맛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히시커피는 좋은 선택이다.

게다가 카페 분위기도 좋다. 인테리어가 좋아서라기보다 카페 자체의 분위기가 밝다. 분위기를 갖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던가! 더불어 야외도 있다. 봄과 가을이면 이곳은 커피 마시기에 정말 좋은 장소이다. 햇살도 넉넉하고 바람도 살랑이며 파고든다.

물론 이 봄과 가을의 여유를 혼자 즐기고 싶지만 이 카페가 존속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질 필요도 있다. 이 두 가지 감정 속에서 나는 지금 글을 쓰고 있다. 직장인들로 가득한 평일 점심이 아닌, 평일 저녁과 밤, 그리고 주말을 책임져 줄 손님들을 위해.

아래 영상에서 히시커피를 만나볼 수 있다. 오늘도 커피 한 잔 즐기시길… (나 한 잔 사줘도 됨)



2 이야기 두울

히시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매니저of매니저 분이 보내주신 것을 옮겼다.

이번엔 히시 커피 기획자님을 만나보자.

단골이기도 하고 매니저of매니저 분 이번에 낸 책을 사서 카페에 전시까지 해 주셨다. 이 호의와 응원을 어찌 다 갚으랴. 그 보답으로 이 한 편의 글을 쓴다.

커피 이야기는 계속된다. 커피마쉴랭! (너도마쉴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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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이야기) 히시커피_커피마쉴랭 별6 (최고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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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이야기) 히시커피_커피마쉴랭 별6 (최고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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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커피 이야기, '히시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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