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마쉴랭) 쿠바 크리스탈 마운틴 커피와 헤밍웨이, 그리고 <노인과 바다>

커피마쉴랭: 원두 대신 이야기를 볶는 미슐랭 가이드 패러디 커피 이야기이다. 할일 없는 사람마냥 동네 커피집을 탐방하며 짙은 커피향을 글로 남긴다. 내 입맛대로 쓰기에 커피맛은 각자 알아서.

“인간은 파멸하더라도 패배하진 않아!”

헤밍웨이 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구절이다. 비록 이곳에서 사라지더라도 삶에 패배하지 않겠다는 결의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노인과 바다>에서 헤밍웨이는 바다와 물고기에 맞서는 노인을 통해 인간 승리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노인과 바다>에서의 ‘노인’은 쿠바에 사는 어부이다. 소설의 배경이 된 쿠바는 헤밍웨이가 말년을 보낸 곳으로 쿠바 혁명과 체 게바라, 그리고 사회주의 정치 체제, 또한 아름다운 해변과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이곳엔 커피가 있다. 바로 쿠바 크리스털 마운틴. 헤밍웨이가 즐겼던 커피 중 하나이다. 블랜딩이 아닌 단품종 커피로는 어려운 맛과 향이 잘 어울려 있다는 평가이다. 고소한 맛과 향이 좋은 커피로 기억한다.

강릉 박이추 커피에서 처음으로 맛을 보았고, 그곳에서 이 커피가 일명 ‘헤밍웨이 커피’라는 사실을 알았다. 블루마운틴에 견주는 커피라고 하는데, 그 희소성으로 인해 실제 맛보다 더 유명세를 타는 느낌이다.


아래 주소로 들어가면 쿠바 크리스탈 마운틴 커피에 대한 좀더 자세한 정보를 볼 수 있다.

http://pulseroasters.com/%EC%83%81%ED%92%88/%EC%BF%A0%EB%B0%94-%ED%81%AC%EB%A6%AC%EC%8A%A4%ED%83%88-%EB%A7%88%EC%9A%B4%ED%8B%B4-g1/

커피와 사냥, 술과 권투, 세 번의 결혼과 이혼, 스페인 내전에 종군기자로도 참전한 이력까지. 마초같은 취미와 인간에 대한 진지한 탐구와 구원 활동이 더해지면서 헤밍웨이는 가장 많이 ‘소비’되는 작가 중 하나이기도 하다.

더욱이 술에 빠져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그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도 관심의 대상일 터. 헤밍웨이에게 커다란 명성과 함께 노벨상을 안긴 <노인과 바다> 이후 더이상 좋은 소설을 쓸 수 없었던 것도 자살의 이유였다.

사실 <노인과 바다>보다, 아니, <노인과 바다>만큼 좋은 소설을 쓸 수 있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예술가에게 자신의 창작물을 넘어서는 일이야말로 가장 원하는 일이지만,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물론 헤밍웨이는 이런 식으로 자신이 소비되는 걸 원치 않았을 수도 있다. 커피와 함께 조용한 아침을 맞고 싶었을 테고, 커피향과 카페인에 의지해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었을 것이다. 단지 그것이 지속되기를 바랐을지도.


보헤미안 커피 박이추 – 이곳에서 한 잔


소년은 뜨거운 커피가 든 깡통을 들고 노인의 오두막집으로 가서 노인이 잠을 깰 때까지 곁에 앉아 있었다. 노인은 한 번 깰 것 같은 기척을 보였다. 그러나 다시 깊은 잠에 빠졌고, 소년은 길 건너편으로 가서 커피를 따뜻하게 데울 나무를 빌려 왔다.
마침내 노인이 잠에서 깨어났다.
소년은 뜨거운 커피가 든 깡통을 들고 노인의 오두막집으로 가서 노인이 잠을 깰 때까지 곁에 앉아 있었다. 노인은 한 번 깰 것 같은 기척을 보였다. 그러나 다시 깊은 잠에 빠졌고, 소년은 길 건너편으로 가서 커피를 따뜻하게 데울 나무를 빌려 왔다.
“일어나지 마세요.” 소년이 말했다. “이걸 드세요.” 소년은 유리잔에 커피를 조금 따랐다.
노인은 그것을 받아 마셨다.
“그놈들한테 내가 졌어, 마놀린. 놈들한테 내가 완전히 지고 만 거야.” 노인이 말했다.
“할아버지가 고기한테 지신 게 아니에요. 고기한테 지신 게 아니라고요.”
“그렇지. 정말 그래. 내가 진 건 그 뒤였어.”

<디 에센셜: 헤밍웨이><노인과 바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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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마쉴랭) 쿠바 크리스탈 마운틴 커피와 헤밍웨이, 그리고 <노인과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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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마쉴랭) 쿠바 크리스탈 마운틴 커피와 헤밍웨이, 그리고 <노인과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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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커피 이야기 '커피마쉴랭'. 오늘의 이야기는 쿠바 크리스탈 마운틴 커피와 <노인과 바다>의 헤밍웨이에 관한 내용이다. <노인과 바다>를 기념하여 '청새치' 한 마리도 그려 보았다. 잘 그리진 못하지만 나름 공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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